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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회의로 돌아가면 — 다 말하지 마세요, 아는 만큼만 간결하게

요약 다 말하지 마세요. 아는 만큼만, 그만큼 간결하게. 그날 자료가 부족했던 게 아닙니다. 순서가 없었습니다. 연재 18편이 한 일은 하나입니다. 원인을 화술에서 준비로 옮기는 것.

이 연재를 열면서 회의실 하나를 그렸습니다. 3주를 준비했고, 자료는 정확했고, 그 방에서 당신보다 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결정은 미뤄졌고, 2주 뒤에 다른 부서의 비슷한 안이 바로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지?"

이제 그 회의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두 가지는 뒤에 두겠습니다. 저를 한 번 세워 준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이 연재의 제목이 왜 '다 말하지 마세요'인지입니다.

그 회의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그 질문 뒤에는 대개 답이 하나 따라옵니다. "내가 말을 못 해서 그런가." 말이 잘 나오는 분에게는 다른 답이 붙습니다. "내가 너무 길게 말했나."

그런데 두 답이 가리키는 곳은 같습니다. 자기 성향입니다.

마지막 편이니 요약 정리가 나오겠구나 싶으실 겁니다. 정리는 다섯 줄로 끝냅니다. 나머지는 그 회의실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다음 회의에서 먼저 말할 세 마디가 손에 남습니다.

그 답은 늘 손댈 수 없는 곳에 있었습니다

성향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두 답 다 할 일이 없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 줄지는 몰라도, 동시에 거기에 나를 묶어 둡니다. 1장 편에서 말씀드린 '원래'라는 진단서입니다.

그날 실제로 부족했던 것은 순서였습니다. 그리고 순서는 이번 주에 손댈 수 있습니다.

그 방의 사람들은 당신의 자료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반대였습니다. 자료가 워낙 촘촘해서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가 안 보였습니다. 당신은 알고 있는 것을 다 담았습니다. 그건 성실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듣는 사람에게 스무 개를 주면 스무 개가 저장되지 않습니다.

그 회의에 필요했던 것은 판단할 수 있을 만큼의 이해였습니다. 한 장에 메시지 하나, 장과 장 사이에 연결어 하나, 시작에 키워드 세 개, 오늘 무엇을 정해 달라는 요청 하나. 그날 필요했던 일은 덜어 내기였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 말이 느린 것도, 억양이 남아 있는 것도 억지로 고칠 필요가 없습니다. 결함이 아니라 특성입니다.

전문가의 말하기는 화술에 앞서 준비입니다.

순서는 이번 주에 손댈 수 있습니다

한 번 못 받은 승인은 아무 데도 적히지 않습니다

그날 통과되지 못한 안건은 어디에도 남지 않았습니다. 한 번 못 받은 승인이 다음 해 예산을 줄이고, 줄어든 예산이 다음 성과를 작게 만듭니다. 몇 년에 걸쳐 그렇게 내려가는데 아무도 그 시작점을 짚지 못합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무 데도 적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앞에 서는 사람은 결국 당신입니다. 자료는 다른 데서 만들어 올 수 있어도, 그 말에 책임지는 사람은 바꿀 수 없습니다.

연재에서 드린 것을 다섯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다섯 줄이 가리키는 곳은 한 군데입니다. 화술에 앞서 준비입니다.

다 말하지 말라는 것은 적게 알라는 뜻이 아닙니다

1편에서는 제목의 뜻을 한 줄로만 말씀드렸습니다. 아는 만큼 간결해진다는 문장이었습니다. 이제 한 번에 정리하겠습니다.

다 말하는 사람은 아직 무엇이 핵심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충분히 아는 사람만 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간결해집니다.

그리고 다 말하지 않아야 남는 것이 있습니다. 질문이 들어올 틈, 침묵이 들어갈 틈, 상대가 결정할 틈. 그 틈이 비어 있어야 회의실에서 무언가가 일어납니다.

그날 그 회의실에서 아무 일도 진척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다 말했기 때문입니다.

다 말하지 마세요. 아는 만큼만, 그만큼 간결하게.

충분히 아는 사람만 뺄 수 있습니다

저를 한 번 세워 준 사람이 둘 있었습니다

글 앞에서 뒤에 두겠다고 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 되시라는 말을 하려고 이 연재를 쓰지 않았습니다. 10년, 20년 쌓은 것이 회의실 문턱에서 멈추는 것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분들 대부분은 실력이 충분했습니다. 아무도 순서를 알려 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저를 60명 앞에 세웠습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날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뒤로는 오래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그래서 오래 나서지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한 번 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웅변대회에 나갈 사람을 고르는 날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창훈이가 목소리가 크니까 내보냅시다."

대대에서 우승하고, 연대에서 우승하고, 사단에서 준우승을 했습니다.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지금도 나서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이 연재가 그 역할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이미 가진 것을 알아보고, 한번 서 보시라고 말해 주는 사람 말입니다.

묻고 싶은 것 하나

듣는 사람에게 당신은 아는 만큼이 아니라 말한 만큼만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말할지가 그만큼 큰 일이 됩니다.

18편을 따라오셨다면 질문은 하나입니다. 다음 회의에서 말하기로 고른 것은 무엇이고, 말하지 않기로 고른 것은 무엇입니까.

30초 실천

연재마다 30초짜리 실천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다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7장 편에서 드린 것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다음에 말해야 할 것 하나를 골라, 이 세 마디로 만들어 보십시오.

"이래서 → 이렇게 됐고 → 그래서 이걸 하려고 합니다."

조건도 예외도 붙이지 마십시오. 세 마디가 만들어지면 그 일은 당신 머릿속에서 이미 정리된 겁니다. 다음 회의에서 그 세 마디를 먼저 말하십시오. 나머지는 질문이 들어오면 그때 하시면 됩니다.

세 마디로 만들어 보십시오

세 마디가 안 만들어지면 아직 정리가 안 된 것입니다. 그러면 그 일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그날의 준비입니다.


당신은 원래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 적절하게 말하는 순서를 안 배웠을 뿐입니다.

다 말하지 마세요. 아는 만큼만, 그만큼 간결하게.

연재는 여기까지입니다. 책에는 각 장의 전문과 도해 34장, 부록 세 편이 있습니다. 발표 준비 플래너는 D-14부터 D-Day까지의 일정표이고, 그대로 쓰는 문장 모음은 회의 직전에 그 쪽만 봐도 되는 표현집이고, PROSPEAK 영어 핵심 표현은 영어 발표 전날용 한 쪽입니다.

체험판은 무료입니다. 네이버 카페 자료실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cafe.naver.com/petercomm. 전문까지 읽으실 분은 정식판으로 오십시오.

이 글은 전자책 『다 말하지 마세요』의 연재입니다. 전체 원고는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smartstore.naver.com/petercomm/products/13788987324

한창훈 · 피터의 커뮤니케이션

한창훈 · 피터의 커뮤니케이션19년째 전문가와 사업가, 임직원의 발표와 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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